최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과정에서 폭로된 원세훈의 육성 녹취록은 국정농단으로 파면당한 박근혜 정권 당시 언론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잘못할 때마다 (언론을)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의 역할”, “기사를 못 나가게 하든지, 안 그러면 기사 잘못 쓴 보도매체를 없애버리든지 공작을 하는 게 여러분이 할 일” 등 거침없는 발언들은 대한민국 시계가 보도지침을 하달했던 1980년대로 급속히 돌아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과거 정권의 ‘언론통제’가 가시적으로 사라진 지금에도, 공영방송의 보도가 변하지 않고 있고, ‘...
대선 일주일 전, 수구언론은 여전하다대통령선거 투표일이 꼭 일주일 남았다. 3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도 공표할 수 없는 블랙박스 기간이 시작된다. 편승효과(bandwagon effect), 열세자효과(underdog effect)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정치공학적 선택을 강요당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은 물론 정치에 있지만 언론의 책임이 더욱 크다. 촛불이 만들어낸 선거정국이지만 언론의 어느 구석에서도 촛불의 시대정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은 특정 후보 깎...
지난 12월22일 ‘MBC 김세의 기자의 인터뷰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방문진 감사보고에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감사보고를 위해 이사회에 출석한 MBC감사가 명예훼손 및 자료유출이 우려된다며 방문진 이사들에게 보고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감사는 감사의 독립성과 중립성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았는데 그것이 자료 제공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방문진 이사회에서 보고하는 MBC임원들이 ‘기밀사항’을 내세워 회의의 ‘비공개’를 요구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사들에게 보고하기 위해 가져온...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위대한 촛불의 힘이다. 그러나 촛불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 날 광화문에서 다시 타올랐다. 국정농단이 박근혜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며, 바로 지금이 우리 사회 곳곳에 쌓인 적폐를 청산할 적기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적반하장, ‘매 든 자’를 감시하라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관망하고 있던 수구 언론은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다음 날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 담화를 발표하자 봇물 터진 듯 ‘최순실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45일 동안 6차례의 촛불과 보도홍수 ...
지난 6월 30일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에 대한 불법적 방송통제가 녹취록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에게 충격을 준데 이어, 이번에는 7월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의 국회 발언이 국민에게 허탈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이정현 의원에 대한 비호와 두둔을 넘어, 맨 정신으로는 듣기 힘든 억지와 궤변의 막말을 쏟아냈다. 권부와 공영방송의 유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기실 녹취록에 나타난 통화내용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 군부독재 시절 보도지침...
2012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152석, 야당은 민주통합당(127석)과 통합진보당(13석)을 합쳐 140석을 얻었다. 여당은 단독으로 과반의 의석을, 야당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46%의 견제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이어진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51%를 득표해 48%를 득표한 문재인 후보를 3%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20